최근 미국 국방부 내에서는 공중 표적 추적 및 공중전 지휘 시스템의 미래를 두고 치열한 내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. 그 중심에는 보잉 E-7A 웻지테일(Wedgetail) 조기경보통제기와 우주 기반 추적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. 이 논쟁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예산과 작전 전략의 방향을 결정지을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.

E-7A란 무엇인가?
E-7A는 미국 보잉사가 개발한 공중 조기경보통제기(AEW&C)로, 민간 여객기인 737-700을 기반으로 제작된다. 이 항공기는 전자식 위상 배열 레이더(MESA)를 장착하고 있으며, 약 10명의 전문 승무원이 탑승해 실시간 전투 관리 및 지휘통제(BMC2) 임무를 수행한다.
기존에 운용되던 E-3 센트리(AWACS)가 노후화되며, 이를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플랫폼으로 미국 공군은 2023년부터 E-7A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. 미국은 총 26대를 도입할 예정이며, 2028년부터 실전 배치를 계획 중이다.

위협이 되는 우주 기반 감시 기술
하지만 최근 미국 국방부 내 일부 부서는 우주 기반의 표적 추적 시스템이 E-7A의 임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, E-7A 도입 예산의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. 이들이 주목하는 기술은 SAR(Synthetic Aperture Radar) 기반 위성 시스템이다. 이 기술은 지상이나 공중의 움직이는 목표물을 우주 궤도에서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.
2024년 5월, 미 북부사령부 및 NORAD 사령관 그레고리 길로(Gen. Gregory Guillot)는 상원 청문회에서 현재 다수의 시제 위성이 궤도상에서 공중 이동 표적 지시(AMTI) 기능을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. 이는 미군이 E-3 이후의 조기경보체계를 우주 기반 기술로 전환하려는 오랜 계획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.

SNR(신호대잡음비)와 안테나의 관계
하지만 우주에서 이동 표적을 정확히 추적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. 그 핵심 이유 중 하나가 신호대잡음비(Signal-to-Noise Ratio, SNR) 문제이다.
SNR은 수신한 신호의 세기와 그에 섞여 있는 잡음의 세기를 비교한 값으로, 탐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.
우주에서 지상의 표적을 관측할 경우, 거리가 수백~수천 km에 이르기 때문에 신호가 약해지고 잡음은 많아진다. 이로 인해 SNR이 크게 떨어진다.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수신 안테나의 크기 확대다. 수신 안테나의 면적이 클수록 더 많은 신호 에너지를 수집할 수 있으며, 이에 따라 SNR도 향상된다.
이 관계는 다음의 기본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:

즉, 우주 기반 시스템이 E-7A 수준의 추적 성능을 달성하려면 거대한 전력 공급과 매우 큰 안테나 면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. 하지만 이는 현재 우주 시스템의 크기, 무게, 에너지 제약을 고려할 때 실현이 어렵다.

단순 탐지를 넘은 '지휘통제 능력'
E-7A가 제공하는 능력은 단순한 표적 탐지에 그치지 않는다. MESA 레이더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적 항공기와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고, 아군 항공기의 요격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휘할 수 있다. 이러한 전투 지휘통제(BMC2) 능력은 현재로서는 위성 시스템으로 대체할 수 없다.
미 공군참모총장 데이비드 올빈 장군은 이를 두고 “우리는 단순히 탐지하는 것이 아니라, ‘탐지하고, 의미를 해석하고,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’”며, “지금은 E-7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”이라고 강조했다.
기술 이상으로 중요한 전략 판단
결국 이 논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작전 전략과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다.
우주 기반 추적 기술은 유망하지만 아직 E-7A가 수행하는 복합적 임무의 전면 대체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미 공군의 입장이다.
미국은 2023년 보잉과 약 25억 6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E-7A 개발에 착수했으며, 향후 몇 년간의 기술 발전과 예산 심의를 통해 E-7A와 위성 감시 시스템의 역할 분담이 결정될 전망이다.
E-7A 프로그램의 운명은 단지 하나의 항공기 문제가 아니라, 미 공군의 전장 인식 및 지휘 체계의 미래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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